2023-08-25 radical acceptance
2023-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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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8-25 Daily Briefing#
🎵 오늘의 추천곡#
Kanye West - Runaway 친구한테 추천을 받았다. 일본힙합을 즐겨 듣다가 미국 힙합에도 취향을 들였다고 한다.
🌜 어제는...#
🙌 지금은...#
집에 왔다. 금요일에 국민취업제도 상담을 잡았기 때문이다. 오랜만에 부모님 얼굴도 보고 같이 족발도 먹고 했다. 하지만 머리가 쉬었다는 느낌은 받지 않는다. 그대로 시간만 속절없이 흐르고 있다. 여기에 와서 문제를 풀거란 생각은 하지 않았다. 어차피 집에 들어온 나는 잠을 자는 나, 유튜브를 보는 나가 전부이기 때문이다. 생산성 있는 활동을 뒤로 미룬채 지금 나에게 주어진 것들을 돌아보자.
아까 화장실에서 양치하다가 생각이 난 아이디어가 있었는데, 역시나 되돌아오고 보니 다시 까먹어 답답하다. 애매하게 쉬었다간 애매한 상태로 복귀하게 될 거란 아이디어였을 것이다. 필 스터츠 - 마음을 다스리는 마스터 중에서 radical acceptance(적극적 수용)이라는 말이 있다. 나에게 주어진 상황을 부정적으로 해석하기보다는 그냥 최선의 선택을 하는 것에 집중하라는 건데, 가장 대표적인 상황이 밤에 잠이 안오는 경우라던가, 너무 늦게 자게 되어 최소 수면시간이 보장이 안되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 우리는 불평을 하기 마련인데, 현재 상황을 인정하고 '그렇다면 3 수면사이클인 4시간 반을 자자' 던가, 아예 잠을 생략해버린 채로 생산적인 일을 하는 등의 선택을 하라고 이야기한다. 휴식이 필요하지 않다면 굳이 잘 필요도 없다는 것이다.
인간은 항상 해석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고 반드시 연관 속성을 찾고 비교대상을 통해 사물을 '정의'하려고 한다. 해석이라는 행위 덕분에 인간이 인간이 되어버렸지만 되려 무엇이던 그 의미를 부여하는 데 불필요한 에너지가 소모되는 일이 발생하곤 한다. 두뇌는 끊임없이 더 큰 자극, 다양한 자극을 추구하기 때문에 영양가 없는 정보가 들어온다 하더라도 반드시 일을 하려고 한다. 문제는 우리 머리는 인간이 소비하는 에너지 중 상당수를 차지하는 녀석이라는 것이다. 하루에 쓸 에너지의 총량은 정해져 있는데 기왕 에너지 쓸 거 좋은데 쓰면 더 좋지 않을까? 그래서 비우라는 것이다. 명상을 하고 마음청소를 하고 심호흡을 하면서 내가 걸어온 길을 되짚어 보는 것이다.
한계를 경험했다. 마치 머리에 더 넣을 공간이 없어 하나를 넣으면 다른 하나가 밀려나오는 것만 같은 기분을 어제 느꼈다. 위상정렬 문제를 못다 푼 것이 한이지만 문제도 읽지 않은 채로 답안을 베껴쓰는 건 나에게 아무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아 그대로 남겨버렸다. 다른사람과 비교하지 않기로 스스로 다짐했건만 화이트보드 앞에서 '그래프 수정'문제의 해답에 대한 열띤 토론 앞에서 멍청하게 서있던 나에게 있어선 일종의 벽을 목격했다. 그 뒤로 집중하려고 해도 계속 그 생각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자기 효용감이 떨어졌다. 문제를 문제로 보지 못하고 나를 공격하는 적으로 보기 시작했다. 도망치고 싶었다.
진주 목걸이에 한 번 꿴 진주알은 그 속에 분순물이 들어있어도 빼지 않는다. 다음 진주알을 찾아 꿸 수밖에 없다. -- 필 스터츠, 마음을 다스리는 마스터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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